친구와 함께 1박 2일

2013. 11. 15. 11:52한가한 나날

1.

 

여행을 떠났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가 여행을 제안했었다.

내 집에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출발했다.

 

 

 

 

2.

 

부천 만화 박물관

 

 

 

어느 잡지에 나와 있는 소개란을 본 친구가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부천의 다른 여행 코스와 마찬가지로...

웹툰에 대해 관심이 있던 친구는 다른 만화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터라 무료 구간만 둘러보았다.

무료 구간이긴 해도, 아마추어 학생들의 만화 설정집이나 짧막한 카툰이 인상 깊었다.

 

3.

 

부천 식물원

 

 

 

 

 

근처에서 해장국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역시나 잡지에 나와 있는 대로 부천 식물원으로 향했다.

유료 입장권을 내고, 들어갔더니, 조그마한 곳에 나름 온갖 식물들이 모여 있었다. 뭘 어떻게 봐야할 지 멍하니 있었던 때에 안내하는 분들이 다가 오셨다. 명패를 보니 취업 기관과 식물원이 협조를 해서 오신 분들이었다. 흔히 말하는 노인 복지인 듯 했다.

약간의 선입관이 생겼지만, 들어보니 꽤나 공을 들여 외운 티가 나는 설명을 해주셨다. 각 식물들의 분류에 따라 장소가 나뉘었는데, 그때마다 다른 노인분께서 새로운 설명을 해주셨다. 식물보다도 그 분들의 헌신적인 태도 덕분에 참 깊은 감명을 받았다.

 

 

 

 

 

식물원 근처 동물원도 짧게 둘어본 뒤, 우리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4.

 

이천 미란다 호텔

 

 

 

 

처음엔 반신반의 했지만, 내 위로 여행이라고 해서 좋은 곳을 묶고 싶단 친구의 말에 별다른 할 말이 없었다.

예매도 급하게 했던지, 호텔 측과 몇 번이나 연락을 해도 감감무소식이어서 친구는 썩 당황했다. 도착해서 이름을 대서야 방으로 갈 수 있었다.

사실, 친구의 마음은 고마웠지만 방의 수준은 그저 평범했다. 아무리 가장 싼 방이라고 해도 1박 2일에 호텔은 너무 비싼 것 같아 좀 머쓱했지만,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일 뿐...

그렇게 하루를 묵은 뒤에 호텔 시설인 스파 플러스를 이용했다. 수영장, 온천, 찜질방 등 여러가지 곳이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탕을 들어 가니, 순간이라도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5.

 

 

 

이천시 관광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진짜 맛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먹어보니 맛있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싼 편이라고 했다. 축구 선수였고, 지금은 일본 프로 축구팀 사간 도스의 감독 윤정환씨가 사인한 것도 보였다.

 

 

 

 

 

 

6.

 

 

 


공범 (2013)

Accomplices 
7.5
감독
국동석
출연
손예진, 김갑수, 임형준, 김광규, 박사랑
정보
스릴러 | 한국 | 96 분 | 2013-10-24
글쓴이 평점  

 

 

근처에서 이천시 유일한 극장이라고 하는 씨네세븐에서 영화 '공범'을 보았다.

작은 극장이였던 지라, 자막이 나오는 외국영화는 피하고 한국 영화를 일부러 선택했다.

 

 

영화가 시작된 뒤로, 딱 2명만 더왔다. 도합 4명...

참 썰렁했지만, 영화는 나름 재밌게 감상했다.

 

 

7.

 

설봉 공원

 

 

 

 

영화를 본 뒤, 마지막으로 근처 설봉공원을 둘러보았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도서관, 도자기 축제장 등이 있다. 저수지 근처에 여러가지 볼 곳이 둘어쌓여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한가롭게 새들이 노닐고 있었고, 나름 경관도 괜찮았다.

 

 

도자기 축제장에도 들려, 잠깐이나마 구경했다. 시간이 없어 넓은 유료 구간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꽤나 신기하게 꾸며놓은 조형물들이 많았다.

 

 

8.

 

 

 

 

 

마지막으로 월전 미술관이란 곳을 갔다. 친구 말로는 한국 1000대 관광명소라고 했다. 사실 나로서는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친구가 입장권을 내줘서 들어갔을 뿐이었다.

 

 

 

 

 

 

 

 

마침 학을 주제로 기획관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적 선비 기질의 상징이라고 하는 학은 길상적이라고도 한다. 한국의 상징이라고 한다고 해도, 그렇게 학을 대표적인 한국의 상징으로 단정지어 버리다니... 납득이 가진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월전이란 단어가 장우성이라는 문인화가의 호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더 둘러보니 이순신 장군 영정도 그린 유명한 사람으로서 전통 문인화의 마지막 화가이자 대표적인 한국의 미술가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걸 생각하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런 사람이 그린 학이면, 한국의 상징이라고 단정지어도 내가 할 말은 없었다. 막상 미술관의 설명글을 보았는데, 본인께서는 고귀한 상징이니 뭐니, 그런 것보다도 고고한 학의 기품 자체가 자기 자신과 비슷하다나 뭐라나... 

예술가들의 생각이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썩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졌다. 이런 곳을 둘러본 친구는 마치 문학여행이라도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나에게는 이 곳은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단지, 유명한 사람의 기념비적인 미술관이라는 것 뿐이다. 전의 알바하던 작업들만 생각나게 하는 곳이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던 때, 숨어 있는 고양이를 만났다.

도망가는 고양이를 찍는 나를, 보고 있던 친구는 웃었다.

불평 불만이 많았던 나는 왠지 미안해졌다.

 

뭐, 그래도 썩 재밌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