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우리 집에

2015. 6. 23. 15:45즐기는 나날은.../영상을 보다

어서 오세요, 우리 집에


★★☆


사소한 계기로 스토커에 시달리는 한 가족 이야기


내 별점은 낮지만, 다른 평가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어디까지나 내 기준에서는 여러모로 작품성을 떠나서 짜증나는 점이 많았다.


전체적인 스토리 잣대는 스토커에 시달리는 가족과 아버지의 회사에서 벌어지는 비리 이야기, 이 둘의 줄기가 큰 잣대이다. 결말까지 본다면 아버지 회사 쪽 이야기는 결국 다른 이야기일 뿐이었다. 물론 전체적인 주제 맥락에서 본다면, 어울릴지도 모르겠으나, 단순히 전개 맥락만 놓고 본다면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다. 메인 스토리인 가족 스토커 쪽 얘기랑 별로 융화되지 않는다.


일본인들의 성격일지도 모르겠으나, 정말 주인공 가족들이 답답하다. 물론 내가 생각해봐도 충분히 그럴만한 대응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드라마이다. 소심해도 너무 소심하게 군다. 그리고 초반에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진지한 대화 중에 딴 길로 세는 가족들의 만담... 그게 일드의 또다른 재미라든지, 작가가 일부러 어떤 무언가를 나타내기 위해(풍자성이라든지?) 그런 거라든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왜 이렇게 이 가족들 태평스럽나 스럽다. 


일을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아서, 취업 준비하는 동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가족의 평화를 위해... 등등 남주가 가족들에게 초중반엔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는다. 일본인의 특성인 좋게 좋게 겉으로 나쁜 점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그런 점인 것인지..


그렇다기 보기에는 그렇게도 남의 눈치를 보는 남주가 혼자서 어떻게든 해결해보려다 꼬여만 가는 게 초반 전개인데... 한번 쯤은 밤 새서 잠복하든지 친구들 불러서 지키게 하든지... 아버지란 작자는 일도 일이라지만 방관하는 식이고 참 보는데 답답했다. 어리버리하고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전형적인 일본 서브컬쳐형 메인 주인공 성격인데.. 결국 결말에 가서는 각성해서 혹은 끈질김 끝에 해결한다. 이런 식인데 무슨 애니도 아니고 물론 다른 일드도 이런 양상이 많았긴 했지만, 왜 유독 이 작품에선 왜 이렇게 그런 성격이 짜증났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수많은 수사 추리극에 보이는 각종 경찰 및 탐정 기타 직업군 등등등.. 하지만 이 작품에서 경찰은 신뢰받지 못하는 존재. 탐정 따위도 없다. 평소엔 남의 잘못도 일이 크게 벌리기 싫어서 본인이 사과하고 가는 성격의 남주가 어떻게든 혼자서 아둥바둥 어설프게 해결하려다 결국 일만 커지고. 이게 결국 약해보여도 강한 사람이라든지 우유부단하지만 사실은 끈기가 있다든지 이렇게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다른 가족도 이해가 가지 않는 편... 아버지는 아들보다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아들에게 해결을 떠맡기는 편이고(물론 회사 쪽 스토리를 생각해본다면 본인 나름대로 바빴겠지만), 어머니 쪽은 너무 어떤 상황에서도 밝은 척 하려고 하고 오히려 그게 섬뜩할 정도로... 화낸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 상황이 더 심각해지니까 그때서야 갑자기 감정이 드러나는데 뭔가 무서웠다... 갑자기 어떠한 일에도 태평한 척 조용하다가 순간에 터트리니... 오해 받은 정도도 아니고 범인으로 몰리는데 오해가 풀리고나서도 친하고 지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동생 남자친구도 협박당했다고는 했지만, 뻔히 오해살만한 행동을 했고, 숨기기에 급급했고... 


아무튼 우리나라도 체면이 중요시여기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너무 답답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뭘 자꾸 미안하다고 하는 건지... 가뜩이나 가족들 모두가 극소심 성격인데 더 짜증났다. 그나마 여주 없었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결말마저 그렇게 끝나면 2기 예고인가? 2기가 안만들어진다면 끝까지 발암 드라마 인증한 셈이다.


재미도 있고 주제의식도 있다지만, 발암지수가 너무 높아 별로 권유하고 싶다. 너무 남주와 가족들을 불쌍하고 피해자로 몰아아세우려는 연출이 작위적이다. 무엇보다도 남주와 가족들 성격이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