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트맨 후기

2022. 3. 4. 15:18즐기는 나날은.../영상을 보다

★★★

지옥 그 자체인 고담에서 고군분투 하는 2년차 배트맨

말 그대로다.

부정부패 지옥 그 자체인 고담은 답이 안보인다. 이런 분위기 자체는 다크나이트보다는 조커의 분위기를 따르는 느낌이다.
단 조커의 고담은 주로 하위계층이 느끼는 지옥이었고, 이번 영화의 고담은 상류층 도련님 브루스가 느끼는 지옥이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부정부패였다.
그래서 공감이 갔을지도...
그래서인지 그동안의 고담과는 어딘가 다른 느낌이었다.
기존 배트맨 시리즈의 고담보다는 블랙 라벨 시리즈만의 고담 분위기를 구축하려는 듯한 느낌이다. 코믹스에서 자주 느낄 수 있는 고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트맨도 아직 사회초년생 답게 어딘가 어설프다. 코믹스의 그 뱃신이 아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맞고 고통받아도 끝내 다시 일어선다.
첨단기술보다는 몸으로 떼우고 고민하면서도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향한다.
방어력만큼은 역대 배트맨 중에 가장 최고가 아닐까 싶다 총맞아도 어떻게든 버텨내고 다시 일어선다. 개떼에 무너졌던 다크나이트랑은 다르다.

그렇기에 악당들보다는 배트맨에 집중된 느낌이다.

리들러 펭퀸 팔코네는 그저 배트맨의 성장담 속에 지나치는 부산물에 불과하다.
그래서일까 리들러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광대로 끝이 난다.
이 영화를 보고 영화 조커를 생각하니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든다. 상류층 토머스의 선행은 하류층 조커와 리들러에게 닿지 않았다.
그렇기에 리들러는 아무리 선의로 포장된 혁명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계획은 망상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을 배트맨과 동일시 했지만 결국 빌런으로 타락한다. 이 지점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더 채워진다면 배트맨의 존재 가치가 줄어들기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만큼 배트맨은 고담시의 유일한 희망으로 일어선다.

하지만 영화 말미 악의 가득찬 웃음소리를 머금은 조커가 한 컷 등장한다.

팔코네에 이어 조직을 흡수한 펭귄도 야심찬 웃음을 짓는다.

배트맨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그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시리즈의 예고편 같았다.
다만 이 예고편은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