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침몰 희망의 사람

2023. 5. 5. 20:59즐기는 나날은.../영상을 보다

★★★☆

 

정치로 풀어나가는 재난



제목 그대로 일본이 속해있는 섬들이 침몰되어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과학자가 아니라 관료, 즉 공무원이다. 

젊은 나이에 실무자 정도의 꽤 높은 위치에 있다지만 더 높으신 분들의 뜻에는 거를 수 없는 중간 정도의 위치로 묘사되는데,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호소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처세술과 정치질로 어떻게든 높으신 분들을 자신이 뜻하는 바로 유도한다. 뒤로는 기자에게 정보를 흘리는 등의 공작도 하기까지 한다.

다른 재난 상황에서는 주로 과학자인 주인공이 어떻게든 높으신 분들에게 호소하고 징징대는 게 주 패턴인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고, 어린 시절 공무원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경험이 있는 주인공은 한 나라의 관리로서, 일단 과학자 조연 캐릭터들의 검증을 거친 다음 높으신 분들이 이 결과를 납득시키게끔 유도하여 재난을 극복해나간다. 

재난보다도 거스를 수 없는 기득권층에 맞서기보다는 그 체제 안에 속하여 해결하려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개 자체는 신선했으나 연출 면에선 기존 일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일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크게 호불호가 갈린다.

더욱이 원작과 달리 이웃나라에 대한 사과는 묘사되지 않고 현실에서 방사능을 방치하는 행태는 묘사되지 않고 어떻게든 그 부분은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대사로 넘어간다. 작가와 제작진도 일본의 현실을 어느 정도 비판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결정적인 부분에서는 현실을 부정한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재난물과 달리 신선한 전개 패턴이 있다는 점에서는 재밌었다.